전 세계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전염병인 COVID-19라고 쓰고 우한 폐렴이라고 읽는다와 싸우고 있다. 이로 인해 각국의 인파가 몰리는 스포츠, 공연 등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무기한으로 미뤄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2020년 10월 5일 현재 확진자가 760만 명이 넘는 데다가 대통령마저 걸린 미국에서 열리는 NBA 역시 무사히 지나갈 리 없다. 선수 및 관계자들이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3월 중순부터 무기한으로 중단되다가 4개월 뒤에 열리는 바람에, 한여름에 진작 끝났어야 할 NBA가 추석을 지나 10월 넘어서까지 열리게 되었다.
전체적인 NBA 경기 스케줄은 물론이거니와 리그 재개 이후 경기가 열리는 장소도, 참가하는 선수들도 모두 변수가 생겨버렸다. 가장 큰 변화 몇 가지를 정리해보자면,
1. 선수들의 이동 및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올랜도 디즈니월드, 일명 '버블'에 옹기종기 모여 시합을 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홈경기의 이점, 원정경기의 단점 변수가 사라져 버렸다. 보통 구기종목 경기는 홈경기시 홈팀의 이점을 가지고 경기를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홈경기는 팬들의 호응이 더 커서 힘이 나고, 또 이동거리가 없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더 유리하다.
특히 NBA 경우에는 이동거리가 상당하다. 같은 서부리그 혹은 동부리그 팀 내에서 이동을 한다 하더라도 거리가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기에 각 팀의 전세기를 타고 이동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전세기지만 짐 싸서 다른 곳으로 한참 동안 간다는 건 그만큼 피로도가 쌓이기 마련. 하지만 디즈니월드라는 한 장소에 모여서 경기를 하게 되니 선수들은 편하게 되었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밖에 없는 관중들, 그리고 입장료를 벌 수 없는 구단들은 매우 슬프게 되었다.
2. 경기수가 대폭 줄었다. 한 팀이 82경기를 치뤄야하지만 대략 65경기를 각각 치른 상태에서 경기가 중단되었다. 결국 재개되고 나서는 나머지 경기를 모두 치르는 것이 아니라 각 팀별로 8경기를 치르고, 이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는 방법이었다. 결론적으로 대략 10경기 정도 짧아진 셈이다. 그리고 경기가 중단되기 전 이미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진 팀들은 제외한 나머지 22개의 팀이 올랜도 디즈니월드에 초대받았다. 쉽게 말하자면 너무 못하는 팀들은 어차피 남은 경기 다 이겨도 플레이오프 경기에 못 오니까 제외해! 이거다.
NBA 플레이오프란 서부/동부 리그 상위 8팀이 각각 7전 4 선승제 토너먼트를 통해 최후의 승자를 뽑아, NBA 최후의 한 팀을 뽑는 경기를 말한다. 7전 4 선승제이기에 상위 팀 기준으로 홈-홈-어웨이-어웨이-어웨이-홈-홈 순서대로 경기를 한다.(하지만 이번 플에이오프는 올랜도 버블에 다 같이 모여서 경기를 하기에 홈팀의 이점이 사라졌다.) 각 리그의 우승팀을 뽑는 컨퍼런스 파이널 경기를 통해 역시 7전 4 선승제로 결승팀을 뽑은 후, 이 두 우승팀이 NBA Final에서 격돌한다.
3. 보는 재미가 줄었다. 아무래도 관중들의 환호성과 야유, 마스코트와 치어리더들이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좀 더 몰입감을 주는 게 당연하다. 한 팀에 오래 있던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한 후 다시 원년팀과의 경기로 인해 돌아왔을 때의 그 야유소리를 듣는 재미도, 멋진 슛을 성공시켜 관중들은 물론 상대팀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내지르는 환호성도 당분간은 들을 수 없다. 나도 처음에는 그냥 경기라도 열리면 다행이지 싶었지만, 막상 경기를 쭉 보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었다. 멀리 한국에서 티비로 보는 입장도 이런데, 시즌권을 구매한 사람이나 현지인들은 얼마나 아쉬울까.
어찌되었든 NBA는 다시 개막해서 이제 슬슬 NBA Final 승자를 가리고 있다. 오늘 NBA Final 3차전이 열렸는데 아직 승자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니, 조만간 또 쓸거리가 생길 듯하다. 참고로 내가 응원하던 LA 클리퍼스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떨어지고, NBA Final에는 아이러니하게도 LA 레이커스가 올라와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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